왕정훈(21)이 아시아 최초로 유럽프로골프 투어에서 2주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투어 사상 최연소 2개 대회 연속 우승자 기록이다. 왕정훈은 지난 15일(한국시간)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인근 섬나라 모리셔스의 포시즌스 GC(파72·7401야드)에서 열린 대회에서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로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지난주 모로코 라바트에서 열린 하산 2세 트로피에서 이은 2연승. 유럽 투어에서 2개 대회 연속 우승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2014년 8월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과 PGA 챔피언십을 연달아 제패한 이후 1년9개월 만이다. 또 왕정훈은 유럽 투어 사상 최연소 2개 대회 연속 우승(20세 263일) 금자탑도 함께 쌓았다. 국내에 이름이 그리 알려지지 않은 왕정훈은 당초 하산 2세 트로피가 아닌 국내 남자골프 대회에 출전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다른 선수들이 불참한 덕에 하산 2세 트로피 출전 대기 3번이었던 왕정훈의 차례가 왔다. 그는 모로코로 몸을 실었고, 4라운드에서 나초 엘비라(스페인)와 동타를 이뤄 연장전 두 번째 홀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그의 종전 유럽 투어 최고성적은 지난 3월 히어로 인디언오픈에서의 공동 2위였다. 왕정훈은 중학교 시절 필리핀으로 유학을 떠났다. 국내에서 용인대 총장배 등 아마추어 시절 2승을 거뒀으며, 2011년에는 필리핀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2012년 나이 제한이 없던 중국프로골프(CPGA) 투어에 진출해 프로로 전향한 왕정훈은 그 해에 상금왕을 차지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보였다. 지난해 국내 대회에서는 세 차례 출전해 SK텔레콤오픈과 한국오픈에서 공동 3위를 차지했다. 2013년부터 아시안투어에서 주로 활약해온 왕정훈은 유럽 투어 대회 14전15기 도전 끝에 하산 2세 트로피에서 우승컵을 안았고, 이번 대회까지 제패하면서 돌풍의 주역이 됐다. 왕정훈은 하산 2세 트로피 우승으로 2018시즌까지 투어 출전권을 확보했다. 세계랭킹은 133위에서 88위(1.6453점)로 껑충 뛰었다. 2주 연속 우승으로 세계랭킹을 70위 안쪽으로 끌어올린 왕정훈은 한국 선수들의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권 경쟁에 불을 지피게 됐다. 현재 24위(3.4254점)를 달리고 있는 안병훈(25·CJ그룹)을 필두로 김경태(30·신한금융그룹)가 43위(2.5284점), 이수민(23·CJ오쇼핑)이 68위(1.9767점)를 기록 중이다. 한국은 8월에 열리는 리우올림픽 남자 골프에 2명을 출전시킬 수 있다. 상승세를 달리고 있는 왕정훈이 김경태, 이수민과의 티켓 경쟁에서 승리를 차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