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사적지 등 문화재들이 각종 드라마와 영화 촬영, 행사 장소로 무분별하게 쓰이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나라당 진성호(46) 의원이 문화재청(청장 이건무)과 문경새재관리소에서 받은 ‘문화재 내 촬영 및 행사 사용내역’ 을 21일 공개했다.
국가사적 제147호인 경북 문경 문경새재에서 2006년 4월부터 2007월 10월까지 137일 동안 KBS 1TV 드라마 ‘대조영’ 촬영이 이뤄졌고, 220회에 걸쳐 영화 등에도 장소가 제공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같은 기간 문화재청이 관리하는 경복궁 177회, 창덕궁 141회, 창경궁 110회, 덕수궁이 166회씩 촬영과 행사에 장소를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진 의원은 “2007년 11월 대조영 촬영 중 못질을 하는 장면 등으로 기둥이 훼손되자 KBS 측에서 간단히 수리하는 것으로 마무리했고, 2004년 9월 국보 제224호 경회루 앞뜰에서 세계 검사대회가 열렸는데 술 담배 등 훼손 위험물질을 대비해 문화재청이 준비했다고 내놓은 것이 단지 재떨이 뿐”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화재의 보존과 활용은 문화재가 가지고 있는 가치와 본질이 손상되지 않는 한도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문화재청의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한편, 촬영 등으로 인해 시민들의 문화재 관람권도 침해받고 있다. 최근 3년 동안 600건 가까이 이뤄진 촬영 중 휴무일에 촬영한 사례는 18%에 불과한 108건이었다. 나머지 500여건은 관람객들이 이용하는 시간에 촬영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