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해 전 세계가 심각한 경기 불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국내 자동차 업계도 감원, 감산이 잇따르고 있다. 글로벌 시장 불황을 피하지 못하고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수출 비중이 높은 일부 업체는 실적이 좋은 상황임에도 공장 가동 중단이라는 극단의 조치를 취하는 등 ‘한파’에 몸을 웅크리고 있다. 국내 시장 점유율 70%를 상회하는 현대.기아차도 감산은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사실상 감산 조치에 들어갔다. 울산 2.4공장의 주말 특근을 없애기로 한 것이다. ◇현대차 울산공장=현대자동차 관계자는 24일 “자동차 산업 불황 여파로 대형 RV 등을 생산하는 울산 2공장과 4공장의 주말 특근을 지난주부터 중단했다”고 밝혔다. 주말 특근이 중단된 곳은 산타페와 베라크루즈를 생산하는 울산 2공장과 그랜드 스타렉스와 포터를 생산하는 울산 4공장이다. 이들 공장은 대형차량을 주로 생산하는 곳으로, 최근 경기 침체로 판매율이 떨어지면서 생산량을 줄이게 된 것이다. 현대차는 그동안 토요일 오후 5시부터 일요일 오전 8시까지 주말 특근을 계속해 왔다. 울산 2공장은 주말 특근으로 모두 770대를, 4공장은 620대를 생산해 왔다. 현대차는 앞서 북미 수요 감소를 이유로 미국 앨라배마 공장의 4분기 생산량을 15000대 가량 줄이기로 하고 지난달 말부터 연말까지 부분적 생산 중단을 하고 있다. 앨라배마 공장은 연말까지 11일 가량 휴무하게 되며, 1만5000대를 감산하게 됨에 따라 줄어드는 생산금액은 소나타(대당 2500만원 기준) 기준 3750억원 가량에 이를 전망이다. ◇기아차 광주 2공장= 기아자동차 광주 2공장 생산라인도 잔업과 특근을 중단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24일 “미국발 금융위기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됨에 따라 이달부터 스포티지를 생산하는 광주 2공장 라인의 평일 잔업과 주말 특근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번 조치에 대해 “기름값 인상 등으로 SUV 판매량이 줄어들고 있는데다, 최근의 글로벌 금융위기로 불황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취해진 조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9월 출시 이후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쏘울 생산라인인 광주1공장은 주야 10시간의 근무 외에도 3개월째 주말 특근을 계속하고 있다. 봉고트럭 생산라인도 주말 특근을 하고 있으며, 군수차량 생산라인 역시 100% 가동하고 있다. ◇르노삼성= 내년 상황이 불확실해 이에 대비해야 한다며 내부적으로 인력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24일 “프랑스 르노그룹이 4000명을 감원하기로 했다”며 “르노삼성 역시 내부적으로 인력 조정은 물론, 비용 절감을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르노삼성은 매니저급 이상 관리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으로 전체 직원 7600명인 르노삼성의 경우 매니저급(차장) 이상 인력은 800명 가량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부채비율이 거의 제로에 가까운 상황이지만, 국내외 할 것 없이 경기가 바닥을 알 수 없을 만큼 하락하고 있어 내년 전망을 점치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다”며 “르노그룹이 대규모 인력 조정을 하는 만큼 우리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GM대우= 오는 12월 말부터 재고 물량 조절을 위해 조업을 중단할 예정인 GM대우도 이미 이달 초 내년으로 예정된 신차 2종의 출시를 연기하기로 했다. 부평, 창원, 군산 공장도 수출 물량 동향에 따라 조업 중단 시기를 내년 1~2월 혹은 최대 3월까지 공장별로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13일 조세프 에들링거 구매담당 부사장 등 GM대우 관계자들은 경북 경주 코모도호텔에서 열린 GM대우 협력업체 모임인 협신회 워크숍에서 협력업체 관계자들을 만나 신차 출시 연기와 불황에 대비한 장기 조업 중단에 대비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GM대우는 내년 상반기 선보일 마티즈 후속 모델인 ‘j300’과 7월 내수용으로 출시하는 ‘m300’은 예정대로 출시하고, 내년 7월로 예정된 ‘Vs300’과 10월의 ‘JMPV7’은 각각 2010년 7월과 10월로 1년씩 출시를 연기하기로 했다. ◇쌍용차= 쌍용차 역시 지난달 27일 노사가 국내외 경영상황 악화에 대처하기 위해 생산직 350여명의 인원을 내년 9월까지 유급 휴직하기로 결정했다. 또, 희망퇴직제도까지 실시키로 하고 지난 5일부터 신청자를 받고 있다. 쌍용차는 전환배치 이전에 정규 생산직 사원에 대해 2007년과 2008년 2회에 걸쳐 근무형태 변경을 통한 휴업을 한 바 있다. 사무 관리직 사원 역시 안식 휴직제 시행을 검토 중이다. 자동차업계는 “업계의 대규모 감산과 인력감축에 돌입한 상황임에도 국내를 비롯한 전 세계적 경기불황의 끝을 알 수 없다”며 “이 같은 상황이 국내 실물경제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을 배제하지 않고,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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