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돼지내장(돈장케이싱, 소시지 껍질 원료)으로 소시지를 만든 것으로 알려진 국내 대형 식품업체들은 해당제품 외에 다른 소시지·햄제품이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는 모습이다.
1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일반 햄과 소시지 제품(비엔나 햄 등)은 돼지고기에서 추출해 인공적으로 만든 식용 콜라겐 소시지 껍질(케이싱)로 만들지만 고급형 수제 소시지나 햄의 경우 실제 돼지내장, 이른바 돈장케이싱을 사용해 만들고 있다.
이같은 고급형 수제 소시지·햄에 사용되는 돈장케이싱은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아 전량 외국에서 수입하고 있는 상황이며 미국에서도 국내로 수출하는 업체가 4곳 밖에 되지 않았다.
4개사 가운데 3개사는 지난 7월 28일 수입위생조건 위반으로 수출이 금지된 실정이며 나머지 한곳만인 W사만이 국내로 수출하고 있었다. 국내업체들은 W사의 물량을 3~4곳에서 나눠 수입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국내 식품업체들은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서 미국산으로 검증을 해준 문제 없는 제품을 사용했을 뿐이며 본인들도 속은 것인 만큼 피해자라는 입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햄이나 소시지 가운데 돈장케이싱으로 만다는 제품은 소량에 불과하다”며 “그러나 모든 제품에 돈장케이싱이 들어가는 것으로 소비자들이 오인하고 햄시장 전체가 외면 받을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또 “W사를 통해 수입된 물량인 돈장케이싱은 수입면장도 미국으로 되어 있고 검역원에서 원산지나 위생 문제를 검증한 만큼 믿고 구입한 것”이라며 “우리도 속아서 구입한 피해자”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산인지 미국산인지는 수사 중이지만 소비자들의 우려를 감안해 해당업체들은 돈장케이싱을 사용한 제품의 생산을 중단하고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제품도 회수 하려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한편 부산해양경찰서는 지난 16일 국내 수입이 금지된 중국산 돈장케이싱(소시지 껍질 원료)을 미국 육가공 수출업체로부터 수입해 국내 햄 제조업체 등에 납품하거나 중간 공급업체에 판매해 온 축산물 수입업체 A사 대표 남모씨(46)를 축산물가공처리법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현재까지 국내 식품업체 가운데 8개 업체가 이들이 수입한 중국산 돼지내장가공품을 햄 제조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