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가장 필요한 3가지 요소가 의·식·주이다. 그 가운데 첫째로 꼽히는 것이 음식(먹는 것)이다. 음식은 먹고 마시는 것이다. 먹는 것의 대표가 되는 것이 우리는 밥과 떡이고, 서양은 빵과 과자이다. 먹는 것(음식)이 없다면 의복(옷)도 집도 필요 없는 것이다. 그래서 한때는 인간은 먹기 위해서 사느냐 혹은 살기 위해서 먹느냐에 대한 토론도 수없이 해왔다.
TV를 틀면 아프리카의 배고픈 아이의 모습이 화면을 채운다. 정말 안타깝고, 불쌍하고, 애처롭다. 굶어보지 않은 사람은 배고픈 자의 심정을 이해하기 어렵지만, 그래도 앙상한 아이들의 모습이 늘 눈에 어른거린다. 도대체 공평하지 못한 세상을 두고, 원망스럽기도 하고 또한 저주스럽기도 하다. 그렇지만 음식은 인간의 생명을 유지하는 절대품이라 귀중한 것이다.
빵이란 말은 포르투칼어로 세계공통어이다. 빵은 인간의 목숨이다. 스페인 속담에 “빵 없는 날처럼 해가 긴 날은 없다”했다. 빵 때문에 다툼이 있고 전쟁이 있으며 불화가 있고 그곳에 범죄가 있다. 그래서 독일의 시인 괴테는 “눈물과 함께 빵을 먹는 자가 아니고서는 인생의 맛을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빵은 인간의 권리이며 빵을 배급하는 자는 권력을 배급한다고 한다.
사람이 날만 새면 활동하고 설친다. 그 이유는 빵을 얻기 위해서다.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에 보면 빵이 있다면 어떠한 슬픔도 견디어 갈 수 있다. 조금이라도 슬픔으로 말미암아 맛이 싱거워질 일이 없을 만큼 순수한 행복이 찾아온다는 것은 좀처럼 있는 일이 아니라고 한 것이다.
오늘날 지구촌에는 빵을 먹지 못하고 굶어 죽어가는 사람이 하루에도 수천명이라 한다. 이런 시점에 빵에 질린 민족에게 우리의 떡이 존재 가치를 높이고 각광을 받고 있다. 88올림픽, 월드컵, 아시안게임, 각종 국제회의를 거친 한국에 떡문화가 세계로 퍼지게 되었고 가장 처음 알려진 웰빙음식으로 칭송을 받는 떡볶이가 그 대표적이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떡볶이가 떡의 종류나 대표가 될 수 없는 하급이다. 우리 고유의 떡은 그 종류도 다양하며, 맛과 빛깔과 모양도 가지각색이다. 그리고 그 지방마다 유래와 특색이 있는 것이 있어 우리의 문화와 풍습과도 깊은 관계가 있다.
우리말에 보통 떡이라 하면 곡식가루를 찌거나 삶아 익힌 음식의 총칭이다. 떡의 종류는 어떤 곡식으로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이름도 다르다. 빚는 떡- 송편, 치는 떡- 인절미, 찌는 떡-호박떡·밤설기, 지지는 떡- 부추·진달래꽃 떡, 삶는 떡- 찰보리 경단 등 가지 수도 많다. 지방마다 특색있는 전통의 떡이 있어 그 나라의 역사와 전통과도 깊은 관계를 한다. 건강에 좋은 고물떡도 있고 시각적으로 아름다운 무지개떡, 기자떡, 물들인 떡으로 자연의 맛이 국민을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
손경호 논설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