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 황 대 욱
새로운 관광형태인 ‘공정여행(Fair Travel)’을 떠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고, 정부에서도 관광산업의 체질개선을 위해 공정관광 실현을 관광행정의 주요업무로 추진하고 있다.
관광을 사회학적 관점에서 보면 대중관광(mass tourism)의 반대 입장은 관광객들에게 바람직한 행동과 책임감을 요구하고 있으며, 1987년 ‘환경과 개발에 관한 세계위원회(WCED)’의 “우리공동의 미래(Our Common Future)” 보고서에 ‘환경적으로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의 대안으로 제시한 것이 관광분야에 도입되어 새로운 관광(new tourism)인 '지속가능관광(sustainable tourism)'이 代案觀光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
지속가능관광이란 ‘미래의 관광발전을 위해 자연자원과 문화자원을 보호하는 가운데 지역경제발전을 도모하며, 지역주민의 참여와 관광자 윤리의식을 강조하는 관광’의 형태로 책임관광(responsible tourism)이 요구되고, 국내에서는 공정여행, 책임관광, 도덕관광, 윤리관광, 착한여행 등이 넓은 의미로는 같다고 볼 수 있다.
세계관광기구(UNWTO)의 세미나에서 책임관광을 ‘현지의 자연, 건축 그리고 문화적 환경과 모든 관련부분의 이익을 존중하는 모든 관광의 형태’로 정의했다.
관광은 개인의 정주지를 떠나 다시 돌아오는 일정을 모두 포함하다보니 관광목적지에서의 활동에 도덕성과 윤리적 책임까지 요구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남아프리카 공정무역단체에 의하면 ‘공정무역 여행은 관광활동에서 이용되는 땅, 자연자원, 노동력 그리고 문화의 주인인 현지민에게 관광으로부터 실질적인 혜택을 보장하는 것’으로 윤리적 구조를 가지고 공정한 임금과 지역이익에 중점을 둔 것이다.
식당과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면서 트레킹에 나선 여성여행자들이 남성가이드에게 성희롱 당한 이야기를 여러 차례 듣고 대안을 모색하던 중 여성여행자들의 안전을 위한 가이드와 포터를 훈련시켜 네팔의 세 자매(러키, 디키, 니키)가 만든 히말라야 전문 ‘세 자매트레킹여행사(3Sister's Adventure Trekking Company)’의 탄생은 히말라야 산간마을 여성들의 일자리 창출과 가이드들이 정상적인 대우를 받도록 해준 공정여행의 표본이라 할 수 있다.
네팔의 환경교육단체에서 안내하는 책임 있는 안나푸르나 여행자가 되기 위한 안내서를 보면 ‘난방에 의지하지 않도록 따뜻한 옷을 준비하세요, 썩지 않는 쓰레기를 담아 올 쓰레기 봉투를 준비하기, 사진을 찍을 때는 허락을 받고 존중하는 태도를 가져 주세요. 히말라야의 나무를 때서 따뜻한 물로 하는 샤워는 피해 주세요, 땅이 파헤쳐지니 길이 아닌 곳으로 가지 말고 정해진 등산로를 이용해 주세요’ 등의 내용을 제시하며 지역에 피해를 주지 않는 공정여행을 강조하고 있다.
필자가 유치와 행사업무를 진행하였던 2010년 10월 충남 부여에서 G20국가 관광장관들이 참가한 ‘제2차 T20관광장관회의’에서 채택된 부여선언문에서는 ‘관광산업은 견실하고 지속가능하며 균형 있는 성장이라는 공동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국제개발의제에 대한 관광의 기여를 재확인키 위해 공정관광, 재정지원과 기술이전 증진을 통한 개발격차 감소 및 빈곤 경감을 위해 헌신 한다’고 하였다.
그동안의 관광이 경제적인 이익과 편익추구에 있었다면 이제는 관광객과 지역주민, 여행관련업체가 사회적공정성, 환경적 공정성, 경제적 공정성을 추구해 나갈 때에 지속가능한 공정여행으로 전개되고, 과거 서해안 태안 앞바다에 유출된 기름을 130만명 자언봉사자님들의 손길로 정비한 사례와 같이 ‘볼런투어리즘 (voluntourism)’으로도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새로운 관광의 형태인 ‘공정여행’은 사회변화의 흐름과 함께 자아를 발견하고 관광지의 지역사회와 우리 이웃과 더불어 사는 지혜를 일러 주는 진정한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