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구 전 방폐장유치위원회 공동상임대표
“방폐 장을 유치할 때만 해도 경주는 하나였지요. 방폐장이 유치된 후 8년째 되도록 국책사업들이 표류하고 있고 지역은 분열과 갈등이 심화돼 가고 있어 큰일 입니다”오는 11월2일이면 방폐 장유치 8주년이 된다. 당시만 해도 방폐장 유치에 전시민이 똘똘 뭉쳤지만 지금은 민심이 많이 달라졌다. 경주에 중·저준위 방폐 장 부지가 최종확정이 있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3천억이 어떤 돈인데 선거 앞두고 묘사 떡 나눠 먹듯이 없애버립니까? 그 돈 3천억 원은 군산. 영덕. 포항과 치열한 유치전쟁에서 경주가 승리하면서 지원받은 인센티브인데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모두 써버려 안타까울 뿐입니다.지금 경주는 방폐 장유치 때 지원 받은 3천억 원이 배부 된 후  푼돈으로 날아갈 지경에 이르자 아수선하다. 국책사업마저 8년째 표류하면서 말들이 많다. 한수원 본사 이전에 따른 사택 문제도 노조요구대로 되지 않아 본사이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자립형사립고 약속도 마찬가지다. 일관성 없는 정책에 시민들은 실망하고 있다.    방폐장이 경주에 유치되기 까지는 거슬러 올라가면 인접 포항에서 정 장식 시장이 갑자기 기자회견을 통해 방폐 장 포항유치를 선언하자 발단이 됐다. 포항은 원전을 보유하지 않은 지역인데도 유치운동에 선수를 치면서 충격을 받았던 게 사실이다.이종근 경주시의회 의장은 간담회를 통해 전격적으로 경주유치를 통과 시켰고 3대 국책사업유치위원회를 구성 하면서 시동이 걸렸다. 정부의 약속대로 인센티브 3천억 원과 한수원 본사 유치, 양성자가속기 유치를 내걸었고 시민들을 설득하기 시작했다.하지만 초반 여론조사에서 찬성이 25%밖에 안 돼 적극적인 추진이 어려운데다 정부가 19년간 표류해온 방폐 장을 해결하기 위해 이미 군산으로 내정되다시피 했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경주유치가 쉽지 않았다. 그해 8월5일 4차 여론조사에서 54.5%가 나와 시장이 자신을 갖기 시작했고 기자회견을 자청해 유치경쟁에 뛰어든 것이다. 9월말 여론조사에서 영덕과 비슷했으나 특단의 대책을 세워 지지율이 올라가기 시작했다.투표로서 군산을 이길 수는 없다고 판단한 시장과 추진위 공동대표들은 인물대결이 아닌 지역경제 살리기 대결이 되었을 때 이길 수 있다는 신념으로 이슈화 했던 것이 맞아 떨어졌다. 단식과 삭발로 시민들을 감동시켰고 89.5%라는 높은 지지율로 승리했던 것이다.유치전에 성공한 경주시민들은 축제 분위기에 빠졌고 2005년11월3일 새벽 주민투표에서 1위가 확정되자 경주시청 옥상에서는 100여발의 축하불꽃이 하늘을 수놓았다. 시민들은 집이나 거리에서 환호성을 질렀고 밤잠을 설치는 시민들이 많았다. 개표방송을 지켜보던 상당수 경주시민들은 초반 투표율이 경주보다 10% 앞선 영덕이 포항과 함께 탈락하고 개표가 늦게 시작된 군산의 개표함이 개봉될 때마다 경주 찬성률과 비교하며 진땀을 흘렸다. 정말 드라마 같은 장면 이였다.시민들이 현명한 선택으로 지역발전을 앞당길 기회를 스스로 잡았음에도 기회를 활용 못하고 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시장과 국회의원이 머리를 맞대고 난제를 풀어가기를 기대해 본다. 시민들은 지역의 리더들을 신뢰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