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영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총장 지난 8월 29일, 교육부는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 35개교, 학자금 대출제한대학 14개교, 경영부실대학 11개교를 발표했다. 교육부는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취약한 대학교육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대학구조개혁이 요구된다는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여, 2011년부터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 → 학자금대출제한대학 → 경영부실대학 등의 단계로 체계적 구조개혁을 추진해 오고 있다. 이미 대학의 위기는 예견됐다. 우리나라의 출산율 감소와 1997년 말부터 겪은 IMF 경제위기로 인해 2018년이 되면 고교졸업자수가 55만 명으로 현재 대학입학정원인 56만 명보다 줄어든다는 전망이 여러 보고서를 통해 나타났다. 이미 동국대 경주캠퍼스를 비롯한 많은 대학들이 이러한 위기와 미래 산업수요에 대응하고자 학제개편 및 구조개혁을 통해 새로운 환경에 맞추어 변화하고 진화하기 위한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대학은 국가와 지역사회에 필요한 우수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으로서 지역사회와 산업수요에 맞는 인재를 양성하고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하여 대학의 연구역량을 바탕으로 정책을 자문하는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그리고 산·관·학 협력을 통해서 국가 및 경제발전에 기여하는 역할도 해야 한다. 이러한 어려운 현실과 도전 속에서 지역대학이 생존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질 높은 교육을 위한 좋은 시설과 자재, 훌륭한 교육자, 그리고 좋은 교육 프로그램을 갖추어야 하지만 이와 더불어 다음과 같은 대학의 근원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본다.첫째, 대학의 등록금 의존율을 낮추기 위해서 다양한 대학재정수입원(기부금 또는 수익사업)을 개발함과 동시에 방만한 지출을 줄일 수 있는 내적인 조직 효율화 작업이 병행되어야 한다. 둘째, 지역의 산업 환경에 발맞추어 각 대학별로 특성화 학문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하며 다른 학문들도 그와 연계해 동반성장할 수 있도록 융·복합 학문을 지속적으로 개발해야 한다. 셋째, 훌륭한 교육을 위해서는 대학이라는 울타리를 넘어서 기업체와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중앙정부와의 긴밀한 협력 속에서 산-관-학의 협력체를 이루어야 한다. 넷째, 급속한 세계화의 진전에 맞추어 캠퍼스의 국제화를 일상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외국인 학자들의 적극적인 영입과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 교육과 세계 유명대학과의 교류 등을 통하여 글로벌 교육을 강화하고 확대해 나가야 한다.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는 이러한 근원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올해 대대적인 학제와 직제 개편을 단행하였다. 41개 학과를 30개 학과의 대과제로 재편하고 행정조직을 단순화·슬림화하는 등의 획기적인 구조조정을 완료하였다. 또한 지역기업과의 상생을 목표로 가족회사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역산업체와의 협력을 염두에 두고 ‘기계부품시스템공학과’와 ‘의생명공학과’를 신설하였다. 우리 대학은 교육부가 지정한 전국 25개 ‘잘 가르치는 ACE 대학’으로 선정되었으며, 올해 초에는 대학기관 평가인증을 획득하면서 우수한 교육역량을 인정받았다. 이외에도 지식경제부 ‘IPTV기반 문화관광 글로벌방송기반구축사업’과 ‘실감미디어산업 R&D 기반구축 및 성과확산사업’ 등의 수백억 원의 국고를 수주하는 등 연구역량도 인정받고 있다. 앞으로의 고등교육시장은 참으로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다. 손자병법에 이환위리(以患爲利)라는 말이 있다. 대학이 위기를 맞아 이를 도약의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대학 본연의 사명과 본질에 충실할 수 있도록 혁신의 고삐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변화에 발맞추어 대학교육의 질을 높이려는 부단한 노력과 함께 수요자의 눈높이에서 미래 인재를 양성하고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역할 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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