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모르는 번호로 문자 한 통이 왔다. “우리 결혼해요. 모바일 청첩장이 도착했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인터넷 주소가 링크돼 있었다. 일단 모르는 번호라 의심이 됐기에 접속하지 않았는데, 다음 날 출근하니 그 문자는 화제가 돼 있었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27일 ‘돌잔치 초대장이나 모바일 청첩장 등으로 가장한 신종 스미싱’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문자메시지에 첨부된 인터넷 주소를 클릭하면 소액결제 이용료가 부과되거나 스마트폰에서 입력하는 금융정보가 유출되는 등의 피해를 입을 수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스미싱 범죄발생건수는 지난해 2182건에서 올 상반기 16만449건으로 무려 73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포털이나 금융권을 겨냥한 대규모 해킹 발생이 주가 됐으나, 점차 개인 스마트폰에 악성코드를 심어 신상정보를 빼내는 수법 등으로 대중화된 것이다.  이러한 신종 금융사기의 등장은 관리 소홀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스마트 기기와 모바일 서비스의 확산은 국민 누구나 정보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스마트한 사회를 만들어냈고, 쏟아지는 정보 속에서 허우적대는 ‘개인정보에 대한 의식수준’은 신종금융사기, 유해정보 확산, 저작권·초상권 침해 등 크고 작은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이어졌다.  개인정보보호기술이 발달하고, 법을 강화하는 등 정책적인 노력을 펼친다 하더라도, 개개인 스스로 문제점을 인식하고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유출에 따른 피해는 계속될 것이며 날로 진화할 것이다.  생활 속의 작은 실천으로 ‘나의 정보’에 관심을 가져보자. 각종 사이트에 회원가입을 하거나 개인정보를 제공할 때 개인정보처리방침 및 약관을 꼼꼼히 살피고, 기억하기 힘들더라도 아이디 및 비밀번호는 각 사이트마다 다르게 지정해 두는 것이 좋다. 그리고 인터넷 상에서 주민번호를 대신해 아이디 및 패스워드로 본인확인을 하는 ‘아이핀’을 사용하면 주민번호를 입력하지 않아도 회원가입 및 기타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또 경품, 이벤트 및 포인트 적립 등을 위해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즉, 마트에서도 개인정보를 기입하는 일이 많은데, 사소한 개인정보 유출이 막대한 피해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주민등록번호 처리 제한’의 적용 대상이 확대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이 8월6일 입법예고 됐다. 앞으로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내년 8월7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로 인해 불필요한 주민등록번호 처리가 상당 부분 줄어들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법에 앞서 각자 자신의 개인정보 관리에 관심을 갖고 실천함이 개인정보 유출, 더 나아가 금융사기를 예방하는 첫 걸음이 될 것이다.    대구달성경찰서 경무계 순경 김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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