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현 발행인임금의 지위는 존귀하다. 하지만 백성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백성은 군주를 버린다. 지극히 어리석은 백성을 꾀로서 속여서는 안 된다. 지금부터 600여 년 전 정도전의 일갈이다.삼봉 정도전 선생은 조선조 건국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던 인물이다. 정도전은 지도자가 되려면 백성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 하다고 했다. 그 마음을 얻어야 백성들을 자신이 가고자 하는 곳으로 따라오게 할 수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 말은 백성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결국 왕이라도 백성들에게 버림을 당할 것이란 뜻이 담겨있다. <논어>에 보면 백성들의 마음을 얻어 자발적 복종을 얻기 위해서는 결국 인사가 관건이라고 한다.능력 있고 곧은 사람을 등용하고, 굽고 사리사욕에 빠진 사람을 제거하면 백성들이 자발적으로 복종할 것이다. 정실에 흔들리지 않고 능력과 도덕성을 겸비한 사람을 가려 뽑는 지도자야말로 국민의 마음을 얻는 지도자이다.이 말은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모두에게 해당된다. 내년 6월 4대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직사회가 기강이 무너지고 뒤숭숭하다. 시민들의 민심을 얻기 위해서는 공직사회가 바로서야 한다. 일처리에 사심이 없어야 진정한 리더가 될 수 있다. 공무원은 단체장의 분신이다. 오늘날 공직자가 과연 시민의 공복으로 부끄러움이 없는지 반성해야 한다. 단체장은 그들의 과오를 덮어서는 안 된다. 다음 선거를 의식해 문제의 공직자를 퇴출치 않고 감싸주면 낭패를 볼 수 있다. 조그만 틈 하나가 큰 배를 침몰 시킨다는 말이 있다. 작은 미물이라도 가볍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 작은 벌레의 독에 내 몸이 죽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한시라도 잊어서는 안 될 것 같다. 단체장은 시민들이 낸 혈세가 누수현상이 없는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어쩌면 공직사회가 나무숲과 같다. 나무숲을 보면 큰 나무와 작은 나무가 다 같이 어울러져서 자연스럽게 자라고 있다. 그러나 나무숲을 유심히 보면 큰 나무의 그늘에 가려서 햇볕을 쏘이지 못한 작은 나무들이 성장하지 못하거나 자연적으로 죽어 가는 나무가 많다. 공직사회도 그와 같은 현상이 없다고 단언하기 어렵다. 큰 나무는 자기의 그늘 때문에 작은 나무가 죽어 가는지, 성장이 정지되는지 알 바 없이 오로지 자기의 성장에만 몰두해서 힘을 다해 주위의 자양분을 모두 거두어들인다. 공직사회가 맑고 공평하지 못하고 부패하거나 힘이 작용하는 약육강식의 사회가 되면 시민들의 마음을 얻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일본의 재무부 장관이 13평짜리 아파트에 산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고급 관리들하고는 너무나 대조적이다.공직사회 잘못된 풍토는 졸부들에게도 책임이 있다. 졸부들의 해외여행이 늘어나면서 호화 쇼핑을 즐기고 있다. 나라의 장래가 심히 걱정스러울 뿐이다. 나라경제가 어려울수록 공직자와 가진 자가 약자를 배려하고 검소해야 한다.일부 악덕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모르고 오만이 넘치고 있다. 우리는 만석꾼 부호가 머슴의 품값을 주지 않고 호화판 생활에 물 쓰듯 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한마디로 졸부들의 잘못된 사고가 공직사회를 오염 시키는 주범이 되고 있는 것이다.대통령도 민심을 얻지 못하면 물러나야 한다. 공직사회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 민심을 얻지 못한 공직자와 머슴으로부터 신뢰를 잃은 졸부들은 영원히 퇴출돼야 한다. 어리석고 힘없는 사람들이 대접받는 사회가 정도전이 꿈꾸는 세상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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