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 사나이' 아담 스콧(33·호주)가 메이저 대회 우승자끼리 벌이는 골프대회에서 왕중왕에 올랐다. 스콧은 17일(한국시간) 미국 버뮤다주 사우스햄프턴 포트 로열 골프장(파71·6845야드)에서 열린 PGA 골프그랜드슬램(총상금 135만 달러) 2라운드 마지막날 7타를 줄여 최종합계 8언더파 134타를 기록, 우승컵을 들어올렸다.첫 날 1언더파를 치며 3위로 처졌던 스콧은 이날 이글 1개, 버디 5개를 몰아치며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보기는 1개도 없는 무결점 플레이를 앞세워 US오픈 챔프 저스틴 로즈(33·잉글랜드)를 2타 차로 따돌리고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다.지난 4월 열린 마스터스에서 연장 접전 끝에 앙헬 카브레라(아르헨티나)를 따돌리고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올랐던 스콧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며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 골퍼임을 입증했다. 미국 프로골프협회(PGA)가 주관하는 골프그랜드슬램은 매년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4대 메이저 대회 우승자를 초청해 그해의 왕중왕을 가리는 대회다. 36홀 스트로크 플레이 방식으로 치러진다.올해는 마스터스 우승자 스콧을 비롯해, US오픈 우승자 로즈, PGA 챔피언십 우승자 제이슨 더프너(36·미국)가 참석했다. 브리티시오픈 정상에 올랐던 필 미켈슨(43·미국)은 스케줄상의 이유로 대회에 불참했다. 대회 조직위는 대신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 파드리그 해링턴(42·북아일랜드)을 참가시켰다.최종일을 3위로 출발한 로즈는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타수를 줄이며 우승에 대한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1번홀부터 버디를 잡고 출발한 스콧은 3번홀(파3)에서 티샷을 그린 위에 올린 뒤 원퍼트로 마무리했다. 이후 7번홀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절정의 샷 감을 뽐냈다.스콧의 클럽은 후반 라운드 들어서도 식을 줄 몰랐다. 12번홀까지 파로 막으며 기회를 엿보던 스콧은 13·15번홀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성공시키며 선두를 달리던 로즈를 흔들었다.승부는 17번홀(파5)에서 갈렸다. 계속해서 뜨거운 샷감을 자랑하던 스콧은 510야드의 긴 17번홀에서 짜릿한 이글 퍼트를 성공시키며 순식간에 2타 차 선두로 뛰어올랐다. 마지막 18번홀을 파로 마무리한 스콧은 우승을 지켜냈다.반면 이 대회에 처음 출전한 로즈는 다 잡았던 우승컵을 놓쳤다.4~7번홀까지 4개홀 연속 버디를 쓸어담으며 첫 우승을 향한 기대감을 높였던 로즈는 전반 마지막인 9번홀 보기로 흔들렸다. 이후 추가로 타수를 줄이지 못하며 불안한 리드를 잡아 나가던 로즈는 16번홀에서 보기를 해 스콧에게 공동 선두 자리를 내줬다. 나머지 2개홀에서 버디가 나오지 않은 사이 스콧이 17번홀에서 이글을 터뜨려 우승컵을 놓쳤다.2위로 출발해 역전 우승을 노렸던 더프너는 1타를 줄이는 데 그쳐 최종합계 3언더파 139타를 기록, 3위로 대회를 마쳤다.디펜딩 챔피언으로 대회 2연패를 노렸던 해링턴은 이틀 내내 부진으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최종합계 3오버파 145타로 4위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