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천재' 이천수(32·인천)가 마지막으로 주어진 기회마저 잃을 위기에 놓였다. 선수 생명의 종료를 의미한다.인천 남동경찰서는 16일 국가대표 출신 프로축구 선수 이천수를 폭행과 재물손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이천수는 지난 14일 새벽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한 술집에서 폭행 시비에 휘말렸고 보도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이 전해지자 구단을 통해 "아내 등 3명과 함께 술을 마시던 중 A(29)씨가 시비를 걸어 테이블 위의 술병을 쓸어내렸다"며 "A씨를 때린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그러나 A씨를 때리고 휴대전화기를 부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천수는 경찰 조사에서 "A씨가 구단에 대해 좋지 않은 말로 시비가 붙어 몸싸움은 했지만 술에 취해 폭행 등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또 함께 있었다고 주장했던 아내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해명한 내용과는 정반대로 거짓말이 만천하에 들통이 났다.'그라운드의 악동'으로 불리며 구설에 자주 올랐던 이천수이지만 이번에는 아내와의 동석·진정성이 엿보이는 해명으로 팬들에게 오해를 푸는 듯 했다.그러나 이번에도 실망을 안겨줬다. 사건이 최종적으로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혐의가 명확할 경우, 이천수는 사실상 선수 생활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 유력하다.이천수가 폭행과 관련해 구설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7년 술집 여주인을 폭행한 혐의로 고소된데 이어 2009년에는 프로축구 전남드래곤즈의 코치진과 폭행 시비를 빚었다.경기 중에 노골적인 불만과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며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경우도 상당하다. '축구천재'이자 동시에 '그라운드의 악동'이라는 꼬리표가 떨어지지 않았던 이유다.이번 폭행 혐의와 거짓 해명은 주는 충격이 이전보다 훨씬 강하다. 이천수는 축구계와 팬들이 준 마지막 기회마저 음주와 폭행·거짓말을 통해 실망으로 되돌려주는 경우가 된다.이천수는 전남에서 뛰던 지난 2009년 항명 및 무단이탈 등으로 물의를 일으켜 임의탈퇴 신분이 됐지만 축구계 인사들과 팬들이 대승적 차원에서 임의탈퇴를 철회, 4년 만인 올해 2월 인천으로 복귀해 가까스로 다시 그라운드를 밟을 수 있었다.인천 구단은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중이다. 현재 공식적인 구단의 입장을 밝힐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사장(결정권자)이 내일(18일) 해외출장에서 돌아오기에 그때에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어려서부터 천재 소리를 들었던 이천수는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중 한 명으로 2004년 아테네올림픽·2006년 독일월드컵 등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그라운드를 누볐다.경찰 조사에서 A씨는 "당시 이천수로부터 뺨을 2대 맞았다"며 "처벌을 원한다"고 진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