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속 여제' 이상화(24·서울시청)가 올해 1월 세웠던 세계기록을 10개월 만에 단축하며 또다시 세계 스피드스케이팅 역사에 한 장을 장식했다.이상화는 10일(한국시간)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린 2013~201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1차 대회 여자 500m 디비전A 2차 레이스에서 36초74로 결승선을 통과, 자신이 가지고 있던 세계기록(36초80)을 0.06초 단축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그는 전날 벌어진 1차 레이스에서 36초91을 기록해 신기록 작성 기대감을 높인 뒤 이날 또다시 대형사고를 쳤다.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스케이트를 신은 이상화는 4학년 때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 중학생 시절부터 대학이나 일반부 선수들을 능가하는 실력을 뽐냈다.휘경여고 재학 시절인 2004년부터 태극마크를 단 이상화는 16살이던 지난 2005년 이미 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 여자 500m에서 동메달을 목에 거는 기염을 토했다.이상화는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지는 못했지만 500m에서 1·2차 합계 77초04를 기록, 5위에 올랐다. 이상화는 당시 0.17초라는 근소한 차이로 메달을 놓쳤지만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의 기대주로 자리매김했다.이상화가 걸어가는 길은 곧 한국 여자 빙속의 역사였다.2005년 이후 한국기록은 모두 이상화가 갈아치웠다. 2005년에만 세 차례 한국신기록을 작성한 이상화는 처음으로 37초대에 진입했다.2007년 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기록을 37초81로 다시 쓴 이상화는 2008~2009시즌이었던 2009년 3월 월드컵 파이널에서 37초70의 한국신기록을 작성했다.이상화는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을 앞둔 2009~2010시즌 두 차례 한국기록을 갈아치우면서 한국기록을 37초24까지 끌어내렸다.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역사를 다시 쓰던 이상화는 좀처럼 예니 볼프(34·독일)라는 산을 넘어서지 못하다가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강자를 무너뜨리는데 성공했다.이상화는 밴쿠버동계올림픽 여자 500m에서 1·2차 레이스 합계 76초09를 기록,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밴쿠버동계올림픽 직후 다소 주춤했던 이상화는 부담감을 떨쳐내고 마음을 다잡으면서 이내 살아났다. 2011~2012시즌 줄곧 월드컵 대회 상위권을 지킨 이상화는 지난해 2월 세계종별선수권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며 정상을 탈환했다.기분좋게 2011~2012시즌을 마친 이상화의 2012~2013시즌은 화려함 그 자체였다.지난 시즌 이상화는 4번의 대회에서 치른 8차례의 레이스에서 단 한 차례도 금메달을 놓지 않았다. 지난 1월21일 캘거리에서 열린 2012~2013시즌 월드컵 6차 대회에서는 36초80을 기록, 위징(중국)이 2012년 1월 세운 세계기록을 단축했다.이상화는 올해 3월 러시아 소치에서 열려 소치동계올림픽 '리허설'이나 다름없었던 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에서 1·2차 레이스 합계 75초34를 기록, 우승을 차지하며 2연패 달성에 성공했다.당시 이상화는 모태범(24·대한항공)과 함께 한국 선수 최초로 2연패 달성에 성공하는 기염을 토했다.소치동계올림픽에서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안고 여름에 혹독한 훈련을 이겨낸 이상화는 올 시즌에도 여전히 컨디션을 과시하며 기록 행진을 이었다.그는 지난 10월말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는 처음으로 37초대 기록을 내며 쾌조의 컨디션을 뽐냈다.그런 뒤 시즌 첫 월드컵 대회 1차 레이스에서 세계기록에 불과 0.11초 뒤진 36초91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수확했다.이상화의 질주는 멈추지 않았다. 이상화는 2차 레이스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세계기록을 0.06초 단축했다.동시에 소치동계올림픽 금메달 희망도 밝혔다.이상화가 소치동계올림픽에서도 금빛 질주를 펼친다면 1998년 나가노대회와 2002년 솔트레이크대회에서 연달아 500m 금메달을 딴 카트리나 르메이돈(캐나다) 이후 12년 만에 올림픽 여자 500m 2연패에 성공하는 선수가 된다.올림픽 여자 500m 최다 연패는 보니 블레어(미국)가 1988년 캘거리대회와 1992년 알베르빌대회, 1994년 릴레함메르대회에서 기록한 3연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