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늘지 않는다.꽃은 저 혼자서도 피었다 지고송아지도 어미 말을 알아듣는데시가 늘지 않는다.살다 보면 사랑도 늘고 술이 늘고이별도 늘어 가는데나의 시는 늘지 않는다.인생이 늘지 않는다. - 이상국의 시, '시'폭염 속의 나날, 삶도 지치고 사람도 지치고 시도 지쳐..
지난 주말 볼일이 있어 오랜만에 서울 을지로를 다녀왔다. 한낮 폭염을 잠시 피해 볼 요량으로 낡은 건물 4층에 자리한 카페 ‘호텔 수선화’의 유명세를 믿고 카페를 찾았다. 오래된 4층 건물엔 엘리베이터도 없었고 계단 난간 역시 검게 손때가 묻은 흔적과 페인트칠이 벗..
오늘날 운문사하면 비구니 승가대학이자 '기도빨'이 좋다는 사리암을 떠올린다. 운문사는 최근에 원광의 세속오계를 부각시키면서 화랑정신의 발상지라고 홍보하고 있다. 새로운 역사의 창조다. 그러나 운문사 창건과 관련된 인물로 원광과 보양을 거론하지만 연대가 어긋나는 등..
필자는 대한민국에는 ‘극우’는 존재하지 않고, 오히려 ‘극좌’가 존재한다고 믿는다. 우리 사회에서 흔히 ‘극우’라 불리는 사람들은 사실 나라와 국민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애국자들이다. 그러나 좌파와 극좌 세력은 이들을 ‘극우’로 낙인찍어 왔다. 그들은 국민의힘을 비롯한 ..
2025년 7월 22일, 대구에서 조경태 의원과 함께한 자리가 있었다. 그날 조 의원이 건넨 한마디가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산업통상자원부를 대구로 이전하겠습니다.”정책 제안이 넘쳐나는 시대에, 이 말이 유독 특별하게 들린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 발언은 단순..
포항은 철강의 도시다. 아니, 철강이 곧 포항이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제철소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연기와 함께 이 도시는 숨 쉬고 성장해 왔다. 하지만 지금은 그 굴뚝이 멈췄다. 포스코는 제1제강공장과 선재공장을 폐쇄했고, 현대제철도 2공장 가동을 무기한 중단했다.지역..
원효는 한국불교의 거목으로 존경받는데 반해 잘못 알려진 행적이 많아 혼동을 주고 있다. 출가를 비롯 해골물 사건과 요석과의 만남에 이어 설총의 탄생 등 파계의 의미와 출신에 따르는 품계의 문제 등이다. 신라 특유의 골품제로 볼때 원효는 6두품이 아니라 5두품이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4일 내란 재판에 또 출석하지 않았다. 불출석 사유는 건강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내란 우두머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받고 있다. 무시무시한 혐의다. 대통령직을 가지고 있으면서 헌법으로도 사회적 현상으로도 아무런 정당성이 없..
숨이 막힐 것 같은 폭염과 극한 호우가 지속되는 여름날이다. 이렇듯 기상이변에 시달리노라면 입맛을 잃기 십상이다. 이럴 때 잃어버린 입맛을 되찾아 주는 반찬으로써 열무김치를 꼽을 수 있다. 그러고 보니 냉장고가 없던 지난 시절, 어머닌 어떻게 열무김치를 그토록 맛깔..
조선조 19대 임금 숙종 대왕이 어느 날 민심을 살피려고 평복차림으로 밀행을 다니던 중 경기도 수원천 부근을 지날 무렵 허름한 차림의 젊은 부부가 관 하나를 옆에 두고 울면서 땅을 파고 있었다. 숙종이 깜짝놀라 가까이 가서 보니 광 중(壙中)에는 물이 가득하였고,..
“엄마한테는 다 줄 수 있는데, 모르는 사람한테는 좀 그렇지 않아?” 이런 생각은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겁니다. 가까운 사람에게는 후하고 낯선 사람에게는 인색한 태도는 뇌가 정서적인 거리를 계산해서 결정하는 행동입니다. 심리학에서는 이것을 ‘사회적 할인율’이라고 부..
시골집 현관 보꾹 모서리에 작지만 꼼꼼하게 지어진 집이 두 개나 있습니다. 짐작하시겠지만 바로 제비 둥지입니다. 요즈음 도시에서는 제비를 구경하기 어렵지만 그래도 도시 외곽이나 아예 시골로 가면 까만 연미복과 갈색 머플러를 턱 아래에 멋지게 두른 제비가 봄과 함께 돌아..
포항이라는 도시를 떠올리면 여전히 거대한 제철소의 굴뚝과 붉은 쇳물이 흐르는 산업 현장이 먼저 그려진다. ‘철의 도시’라는 수식어는 50년 넘게 이 도시의 정체성을 규정해왔다. 하지만 지금 포항은 그 철의 이미지를 서서히 걷어내고 있다. 배터리 산업, 그 조용한 변화..
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지난 7월 17일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경원·윤상현·장동혁 의원을 비롯한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1차 인적 쇄신 대상으로 직접 지목했다. 개혁과 쇄신이라는 이름 아래, 현역 중진 의원들의 실명을 공개적으로 거론하..
그동안 어머니를 봉양 하였다. 그러다가 얼마 전 요양 병원으로 모셨다. 그곳을 찾아갈 때마다 날로 병색이 짙어지는 어머니를 뵙는다. 그런 어머니를 뵙고 오면 눈물이 앞을 가려서 발길이 제대로 떨어지지 않는다. 어디 이 뿐인가. 집에서 차마 맛있는 음식을 먹는 일조차 ..
그러니까 날라리담장 너머 세상이 궁금한 날라리바람의 푸른 눈이 생겨난 날라리바람이 손을 잡아주는 것은 바람이어서서로를 날라리라 부르며까르르 까르르 배꼽 잡는 날라리나도 한 때 날라리가 되고 싶었네동네 개들처럼 껄렁껄렁 거리를 배회하고전주위에 앉아 쩍쩍 껌도 싶고 싶었..
과거 조선조에서 가끔 있었던 상례(喪禮)의 절차 중 하나인 ‘시묘살이’란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자식이 탈상을 할 때까지 3년 동안 묘소 근처에 움막을 짓고 지내면서 묘를 돌보고 제사를 올리는 일을 말한다. 3년이라는 기간은 혼자 먹고 활동할 수 없는 유아기까지 길러주..
요즈음 AI가 대세다. 세계 최고 인공지능(AI) 기업인 오픈AI의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은 “과거 컴퓨터 성능이 18개월마다 2배 향상된다는 ‘무어의 법칙’보다 AI의 발전 속도는 훨씬 빠르다”며 “결국 AI도 모든 산업에 스며들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햄버거, 스테이크, 감자튀김. 바쁜 하루를 채우는 익숙한 메뉴들이 우리 몸속 미생물의 생태계를 바꾸고 있다는 사실, 생각해본 적 있으신가요? 요즘 들어 배가 더 자주 불편하고, 면역력이 약해졌다고 느끼셨다면 단순히 피로 때문만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최근 Nature..
하늘에 온통 수제비 구름이다. 뭉게뭉게 구름이 하늘 옹솥에 빼곡하다. 누군가 조약돌을 던진 듯 하늘 냇가에 촘촘 징검다리로 박혔다. 푸른 하늘 새들이 날개를 다쳐도 충분히 딛고 갈 수 있겠다. 새들이 휘갈겨 둔 하늘 일기장에는 그렇게 적혀 있었다. 구름은 어디서 저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