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의 대표적인 공원인 황성공원이 뉴욕의 센트럴파크와 같은 시민공원으로 재탄생하는 길목이 트였다. 경북도가 도시계획위원회에서 황성공원 조성 계획이 담긴 경주 도시관리계획 변경을 심의 통과시켰다.   경주시가 제시한 계획을 대강 살펴보면 경주의 도심에 있는 황성공원의 기능을 근린공원과 문화공원으로 분리하는 안이다. 이 두 개념의 공원을 연결하는 보행자 전용도로를 개설하는 조건으로 변경안이 가결됐다.   황성공원은 89만5373㎡의 근린공원으로 남아 있는데 이중 57만7770㎡는 옛 고성숲의 원형을 복원해 도심 숲 근린공원으로 조성한다. 그 나머지 공간은 문화공원으로 조성해 시민들에게 쉼과 힐링 공간으로 재탄생시킨다.   현재 황성공원에 남아 있는 경주 공설운동장이 다른 곳으로 이설된다면 이 공원은 완벽한 도시공원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물론 경주 전역이 공원과 다름없이 다수의 녹지공간이 존재하지만 상당부분이 문화재 보호구역이어서 경주시가 의도하는 시설물이나 시민 편의시설을 두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황성공원은 제대로 된 시민공원으로 꾸밀 수 있는 확실한 길이 열린 것이다.   기본적인 계획은 세워져 있겠지만 앞으로 황성공원을 어떤 방식으로 바꿀 것인지는 깊이 있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시민을 위한답시고 각종 시설물을 덕지덕지 붙인다면 가치를 훼손시킬 수 있다. 황성공원의 원형인 고성숲은 수백 년 동안 자라온 느티나무와 상수리나무, 회나무, 이팝나무, 향나무 등으로 우거져 있었다. 울창한 숲속에 다람쥐는 물론 각종 동물들의 서식지이기도 했다.   전문가의 자문을 구하고 시민의 뜻을 물어 황성공원이 세계적으로 귀한 숲으로 재탄생하는 기회를 잡아야 한다. 구체적인 계획이 세워지면 경주시가 관리할 것이 아니라 민간 운영기구를 만들어 자율적인 관리를 하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시민의 자발적이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통해 가장 이상적이고 현대적인 도시공원으로 유지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면 금상첨화다. 그래야 관광도시 경주의 또 다른 명물 콘텐츠로 탄생할 것이다. 만약 황성공원 조성 계획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 버린다면 다시 되돌리는데 수십년, 수백년이 걸릴지도 모른다는 각오로 절호의 기회를 제대로 살려나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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