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분이 시 ‘이슬방울’에 대한 풀이를 해달라고 해서 이 지면을 통해 화답해 보려고 한다. 시는 쓰기까지는 시인의 몫이지만, 발표된 이후에는 독자의 몫이라 할 수 있다. 어떤 의도로 쓰였든 읽는 사람이 자유롭게 받아들여도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쓴 사람의 의도에 가..
"이번엔 정말 새로운 사람 나와야지." 포항 북구의 한 전통시장. 60대 상인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 시장통의 이런 말은 대체로 민심의 바로미터다. 내년 6월 포항시장 선거를 앞두고, 현직 시장의 3선 불출마가 확정된 뒤 이곳 민심은 묘하게 술렁인다.벌..
일연이 삼국유사 흥법편에서 후대의 지명인 동경을 소환해 신라 성인 열명을 거론한 것은 고려불교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라 할 수 있다. 소위 '동경 흥륜사 금당 십성'이다. '동쪽벽에 앉아서 서쪽으로 향하고 있는 소상은 아도 염촉 혜숙 안함 의상이고 서쪽벽에 앉아..
몸이 청성에 있으면 청성 땅에 침 뱉지 않아야 한다네(自爲淸城客 不唾淸城地 자위청성객 불타청성지/ -유의양, 『북관노정록』). 유의양이 북방을 여행하며 남긴 『북관노정록』 한 구절이다. 외지에 몸을 두고 있을지라도 자신이 한 행위와 태도에 따라 공간에 대한 품격과..
올해 한반도는 예년과는 다른 극심한 폭염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일부 지역에서는 기온이 40도에 육박하여 삶의 일상을 파괴합니다. 이는 지난 100년간 기록치를 살펴보면 가장 높은 수치 중 하나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시민들은 불가마와 같은 찜..
거리에서 간혹 ‘다방’이라는 간판을 보면 왠지 정겹다. 그곳에 들어서면 쟁반에 찻잔을 받쳐 든 여자 종업원이 입가에 웃음을 흘리며 반갑게 나를 맞이해 줄 것만 같아서다. 어디 이뿐이랴. 지난날 홀연히 곁을 떠났던 첫 사랑 머슴아다. 이곳에 가면 그 애 환영도 만날 ..
하늘의 좋은 기운을 받기 위해 좌향을 조정하는 88향법은 현장에서 향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총 576향이나 된다. 패철의 동그라미 원안에는 방위가 모두 24방위로 나뉘어져 있어 물이 마지막으로 빠져나가는 방위에 따라 세울 수 있는 향은 (24×24)=576향..
오전 10시. 논밭 야외활동 자제, 폭염경보 발효 ▲무더위 취약시간대 논·밭 영농작업, 실외 작업 자제, 폭염안전수칙(물, 휴식, 그늘) 준수라는 문자가 7월 첫 월요일에 사람의 생명을 보호하는 ‘안전 안내 문자’가 날아든다. 사람은 안전을 고민하는데 논밭에서 자라..
예방주사 하나가 심장을 지켜준다니 처음엔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대상포진 백신이라고 하면 피부에 붉게 올라오는 발진과 통증을 막아주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지요. 하지만 최근 한국에서 127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초대형 연구 결과는 이 백신이 생각보다 훨씬..
이재명 대통령은 7월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취임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통상 대통령의 취임 100일에 맞춰 열리던 공식 회견을 한 달 만에 연 것은, 시점 자체부터 이례적이었다.회견 시점은 그 자체로 하나의 메시지였다..
조경의 정수로 꼽히는 정원은 나라마다 특성을 달리하고 있다. 신라의 대표적인 정원은 안압지로 알려졌던 월지다. 궁성에 연못을 조성하고 풍류를 즐겼던 장소다. 삼국사기에는 백제가 신라보다 앞서 정원을 조성해 풍류문화를 즐긴 것으로 나와있다. 백제 진사왕7년 391년..
경주는 ‘길거리 박물관’이라 할 정도로 많은 유물들이 곳곳에 널려 있다. 일하고 있는 사무실 창밖을 내다보면 눈앞에 바로 소박하게 보이는 알천 너머로 황룡사와 분황사 터가 자리를 잡고 있는데, 이 또한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다. 경주에 터를 잡고 산 지도 꽤 지났음에도..
혁신은 더 나은 내일을 위한 고통스러운 진단이자, 용기 있는 처방이다. 국민의힘이 다시 ‘혁신’을 꺼내들었다. 그 중심에 선 사람은 안철수다. 의사로서 생명을 지켰고, 백신 개발자로서 바이러스와 싸웠다. 벤처 창업가로 새로운 길을 냈고, 교육자로 미래를 준비했다. 그..
자유민주주의는 단순한 정치 체제가 아니다. 그것은 국민의 존엄을 지키는 최소한의 제도적 안전장치이며, 권력 남용을 막기 위한 헌법적 방어선이다. 이 자유민주주의의 핵심에 삼권분립이 있다. 입법·행정·사법, 이 세 권력이 독립적으로 작동하며 서로를 견제하고 균형을 이..
젊은 날 신기루를 좇곤 하였다. 그때는 이룰 수 없는 꿈일지언정 그것을 눈앞에 그려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하지만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바람처럼 쉽사리 잡을 수 없는 허상, 신기루가 지닌 정체가 아니던가. 그 몽환적인 그림자에 반하여 지난날 질곡의 세월을 용케..
미국 서부 유타주 그린리버(Green River). 사람 하나 제대로 살지 않는 이 광활한 사막 한가운데, 포스코홀딩스가 데모플랜트 건설을 위한 깃발을 꽂는다. 전통적인 증발지 대신, DLE(리튬직접추출)라는 기술 한 장으로 북미 리튬 패권전쟁에 뛰어든 것이다.포스코홀..
구미시가 요즘 많이 시끄럽다. 이유는 명확하다. 결국 잘못된 말과 행동 때문이다.정치든 행정이든, 결국 ‘사람’이 중심인데, 그 사람이 내뱉는 말 한 마디, 행동 하나가 공동체 전체에 파장을 불러온다.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며 수많은 인간형을 만난다. 때로는 순한 양처..
절향절류와 태향태류는 하늘의 좋은 기운을 받아 영혼의 안녕과 후손들의 발복을 위해 사용되어지고 있는 좌향 조정법 중의 하나로 풍수에서 많이 사용하는 88향법이다. 즉, 정해진 자연의 형태는 바꿀 수가 없으나 혈장에서 물이 빠져나가는 방향을 보고 하늘의 천기(天氣)를 ..
이재명정부가 출범한지 이제 한달정도다. 짧은 기간이지만 긴 시간이 흐른 느낌도 든다. 이미 여소야대 정국에서 야당대표로써 막강한 권한자로 대통령을 능가하는 듯한 권력을 누린데 이어 곧 바로 대권을 거머쥐었기 때문일 것이다. 야당대표로서 휘두른 권한은 당시 대통령과 ..
익숙하던 단어를 자꾸 잊는다면 대개 그것을 건망증이라 넘깁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일상적인 대화도 더뎌진다면 단순한 노화가 아닙니다. '원발성 진행성 실어증(Primary Progressive Aphasia, PPA)'이라는 뇌 질환일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